갑자기 생각나서 써보는 이야기
주인공은 여자 갑순이, 남자 갑돌이
그 외 등장 인물: 갑순이 친구 미영이
그 여자의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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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순이는 갓 대학교에 들어온 신입생이다. 비록 여자 대학교이긴 했지만 모든 것이 새롭고 즐겁기만 했다. 갑순이는 지방에 살다가 서울에 올라왔다. 그래서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어울려 놀만한 사람들이라곤 같이 올라온 친구들, 그리고 과 친구들이 다다.
그러던 어느날 갑순이는 같은 고등학교에서 올라온 동창들과 옆 대학교에 다니는 같은 재단의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나게 된다. 거기서 갑순이는 초등 학교 때 짝이었던 갑돌이를 우연히 만날 수 있었다. 갑순이네 친구들과 갑돌이네 친구들은 서로 인사도 하고 술도 마시며 같이 어울리게 되었다.
또 그러던 어느날. 갑순이의 전화가 울렸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갑돌이었다. 반가워하며 얘기를 하려는데 갑돌이는 갑자기 욕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차마 입으로 옮기기 힘들 정도의 욕을..
갑순이는 너무나 놀라고 무서워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갑돌이와 특별히 안좋은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욕을 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전화를 끊고 갑순이는 너무 무섭고 분해서 친구 미영이에게 울면서 전화했다. 친구 미영이는 화가 나서 갑돌이에게 전화해서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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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돌이.. 참 나쁜 놈이지? -_-
그 남자의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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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돌이 역시 갓 대학교에 들어온 신입생이다. 어느날 자신이 다닌 고등학교와 같은 재단의 여학교와 같이 모임을 갖는다는 소식에 친구들과 함께 나갔다. 그 모임에서 갑돌이는 우연히 초등학교 동창인 갑순이를 만나게 된다. 갑순이를 비롯해서 미영이 미순이 등등 많은 친구들을 알게 되서 갑돌이는 기분이 좋았다.
그러던 어느날. 갑돌이의 전화가 울렸다. 받아보니 미영이었다. 다짜고짜 미영이는 '어떻게 니가 그럴 수 있냐'며 마구 화를 내기 시작했다. 갑돌이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대체 왜 그러냐고 물었다. 이유인 즉슨 갑돌이가 갑순이에게 전화를 해서 입에 담기조차 힘든 욕을 했다는 것이다. 갑순이는 지금 울고불고 난리고 화가 난 미영이가 갑돌이에게 직접 전화를 한 것이었다.
갑돌이는 어안이 벙벙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걸 실감하게 된 것이다. 갑돌이는 갑순이에게 전화한 적이 없다. 갑돌이는 미영이에게 정말 내가 전화한 것 맞냐고 되물었다. 미영이는 갑순이가 말하길 분명히 갑돌이라는 것이다. 갑돌이는 갑순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말 자신이 전화한 것 맞냐고 묻는 그에게 갑순이는 술먹고 그런게 아니냐는 말을 되돌려 주었다. 게다가 목소리도 똑같네 라는 말도 빼먹지 않았다.
평소라면 아무 알리바이(?)가 없어서 꼼짝없이 몰렸겠지만, 하늘이 도운 것인지 우연찮게도 갑순이가 그런 전화를 받은 날은 갑돌이가 지방에 있는 부모님 집에 내려온 날이었다. 갑돌이는 '집에 내려가면서 술먹고 내려가는 사람도 있냐'고 항의했다. 갑돌이는 너무 억울해서 계속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갑순이는 친구들과 의논 후 '니가 그런게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라는 답을 갑돌이에게 돌려주었다.
사과를 받지 못한 갑돌이는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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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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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갑돌이.. 그래 다들 예상했겠지만.. 실제 주인공이..
나다 -_-;
세상엔 참 별 일이 다 있다. 난 저 전화를 받고 너무 황당했고, 그래서 심지어 내가 정말 그랬나? 란 의심까지 들 정도였다. 너무 당당하게 말하니깐.
저 친구(갑순이) 말대로 정말 술먹고 정신 잃은 상태에서 했을지도 모를 일이지 않은가. 그 날 집에 내려가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등에 식은 땀이 날 정도다. 집에 안가고 하숙집에 있었으면 결백을 어찌 입증하겠나. (하숙집에서 혼자 무슨 짓을 했는지 알게 뭐냔 말이지 -_-)
지금와서 후회되는건 그 당시 통화 목록 조회를 하지 않았던 것. 제일 확실했을텐데 말이다.(그런게 있는지도 몰랐다 -_-;)
게다가 99년 당시엔 지금처럼 발신자 표시 서비스도 없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때 당시엔 너무 황당했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보니 저 쪽도 흥분할만한 일이었던 것 같다.
근데 내 생각에 제일 유력한 진실은 아마도 저 친구가 꿈을 꾸고 착각한게 아닌가 한다.
그런 꿈꾸게 한 게 내 잘못이라고 한다면 더이상 할 말은 없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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